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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우희종 / 정부의 화려한 구제역 쇼
한겨레 신문
기사등록 : 2011-03-15 오후 08:08:29  기사수정 : 2011-03-16 오전 08:58:24

[세상 읽기] 정부의 화려한 구제역 쇼 /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동물 질병으로 사회 재난이 선포되고 구제역으로 많은 수의 동물이 생매장되는 상황이다. 질병 발생이란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다. 대규모 창궐에는 이유가 있기에 현 상황에 대한 개선을 위해 총체적 문제 파악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적 개선의지보다 사안에 대한 정치적 접근과 정책 실패에 대한 정부의 책임 회피가 너무 눈에 보인다.

구제역은 16세기 초 이탈리아에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1911년 첫 보고가 있었다. 최근에는 작년 봄 발생했다. 전파가 매우 빠르고 경제적 후유증이 큰 탓에 국제적으로도 요주의 질병이다. 이 때문에 발생시 확산 방지를 위해 살처분으로 대처한다. 2001년 구제역이 발생한 영국도 한국처럼 6개월에 걸쳐 수백만마리를 도축했다. 그러나 실제 감염 동물은 약 2000마리에 불과했다.

당연히 대규모 살처분에 대한 현실성과 동물생명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 후 획일적 살처분 방식은 긴급 백신 접종에 의한 살처분 축소 정책으로 선회한다. 살처분과 병행하는 선제적 긴급 백신 정책은 구제역이 상재한 나라에서의 예방백신 정책과는 다르다. 실제 방어효능 및 불현성 감염에 대한 유효성은 2009년도에 학계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런 국제적 흐름은 무시된 채 좁은 국토에 300만마리 가축의 매몰이 진행중인 한국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동방역의 실패와 긴급 백신 접종에 대한 실기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나쁘다 해도 이런 원인들은 개선될 수 있다. 좀더 근본적이자 고질적인 문제는 행정당국이 여전히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유전자형은 작년 초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했던 A형과 인천 강화 지역의 O형 중에 강화 쪽과 매우 유사하다. 이는 이미 11월 말에 알려졌다. 중국형에 속하며 일본 유행형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 장관은 계속 베트남 여행을 한 축산농가가 문제인 것처럼 언급했다. 방역을 책임져야 할 장관이 손쉬운 사회적 약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킨 행위다. 더욱이 그는 지난 정권의 대처 방식에 따랐을 뿐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여, 해당 부처의 존재 이유를 저버린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심지어 여당은 구제역의 확산을 야당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전국이 초토화된 시점에서 농가를 방문한 대통령은 백신 사용을 뒤늦게 언급했다. 이에 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구제역 발생 초기부터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는데 담당 부처가 따르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수의학에 정통한’ 대통령이 구제역 발생 초기에 백신 사용을 언급했음에도 공무원들이 따르지 않아 전국 확산과 대규모 매몰처리가 발생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정부의 일방적 살처분을 지적하는 여당 의원에게 무조건 정부는 잘했다고 우겼던 이는 미국쇠고기 졸속개방 때 주무 장관으로서 광우병 유입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무조건 정부가 옳다고 우기던 한나라당 구제역 특위 위원장이다.

요즘 언론이나 토론회에서 정부를 대변하는 식품산업정책실장이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질병방역부장 등은 촛불 사태 당시 무조건 정부 결정이 옳다고 하면서 그 후 승진한 이들이다. 과연 이들이 대통령의 ‘해박한’ 언급에 대하여 반대했단 말일까. 참고로 지난 제7차 가축방역협의회 후 기자회견에서 주무 장관은 “청와대에서 대통령께서 백신을 검토하라고 한 바는 없습니다”라며 “개별적으로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다 검토하겠다는 보고를 드린 바는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제역 발생 원인은 오염 축산물과 잔반이 66%이고 사람 등에 의한 기계적 전파는 4% 정도라는 것이 국제적 연구의 결론이다. 그런데도 한국에서의 발생 원인은 언제나 이주근로자가 주원인이다. 정책 부재와 무책임한 눈치 공무원들로 이뤄진 방역 책임 회피에다가 정치적 수사마저 남발될 때 막대한 국가적 손실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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