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관리자
[여정성][소비일기]자동차 창밖은 재떨이가 아닙니다
[동아일보]2008-02-27

《운전을 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일을 목격하게 됩니다. 깜빡이가 고장 났는지 절대로 켜지 않는 차, 저 앞에 차로가 줄어드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미리 차로를 바꾸지 않고 마지막 부분에서 차머리를 들이미는 차, 신호등 앞에서 빨간불에 기다리는 차들을 비웃듯 앞질러 신호위반하며 내달리는 자동차들.》
물론 저 또한 그리 모범운전자는 아니지만, 가끔은 저를 아주 기막히게 하는 차가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소심한’ 저를 가장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앞에 가는 차에서 창밖으로 떨어내는 담뱃재입니다. 게다가 조금 지나면 아직도 불기가 남아 있는 꽁초까지도 그대로 창밖으로 던져 버리고는 유유히 창문을 올립니다.

아마도 그 차에는 재떨이가 달려 있지 않나 봅니다. 땅바닥에 버려진 불기 위로 지나갈 때면 행여 제 차의 엔진에 불이라도 붙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듭니다.

가끔은 딸아이하고 장난 삼아 내기를 합니다. 제 앞에서 재를 떨고 있던 저 사람이 분명히 꽁초까지 버릴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면서!
왜 차 안의 재떨이를 사용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차 안에 담배꽁초의 악취가 생길까 봐 그리도 엽렵하게 배려를 하는 건가요.

그렇게 냄새가 싫다면 차라리 담배를 끊지 저러나 싶기도 하지만, 그거야 개인의 취향인 것이고! 결국 그 사람에게는 자기 차 안의 악취가 길거리에 나뒹구는 담배꽁초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이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또 어디서 그런 행동을 할까요. 분명 그 집 마당에서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공원에서는? 산에서는? 적어도 모든 사람이 쳐다보고 있는 앞에서는 그러지 못할 겁니다. 오히려 요즘 길거리에다 마구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은 운전자 외에는 찾아보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결국 자기가 숨을 수 있을 때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마치 인터넷에 달리는 악성 댓글(악플)들처럼!
숨어 있을 때의 행동과 그렇지 않을 때의 행동이 다른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함께 사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제가 어릴 때만 그런 줄 알았더니 요즘도 여전히 중고등학생들이 쓰레기 줍기에 동원되더군요.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없다면 주우러 다닐 필요도 없을 텐데….

여정성 서울대 생활과학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국][시론]금실·상정 두 누님을 밀어주자
[이재인]지역구의원 여성 30% 공천을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hangraphics
Untitled Docu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