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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조국][시론]금실·상정 두 누님을 밀어주자
[한겨레]2008-02-28

4월 총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미리 두 여성 정치인을 위한 선거운동을 해볼까 한다. 우리 정치판에 여전히 남성 지배가 관철되고 있음은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여성 정치인의 수가 적다는 것 외에, 장관이나 당직 배정을 보면 여성은 장식용 ‘꽃’으로 배치되거나 아니면 주변적 지위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수 쪽 여성 정치인으로는 박근혜 의원이 확고한 원칙과 지도력을 보이고 있는 데 비하여, 반대편 정파에서는 박 의원만큼 자리를 잡은 여성 정치인이 없다. 그리하여 나는 강금실과 심상정 두 사람을 중도개혁과 진보를 각각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부각시키며 밀어주고 싶다.

물론 강금실·심상정 두 사람은 소속 정당도 다르고 우리 사회의 발전 전망과 계획에 대한 생각에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나름의 내공과 결기를 가지고 있으며, 저마다의 자리에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강 최고위원은 판사 시절 법원개혁 운동에 앞장섰고, 법복을 벗은 후에는 민변 부회장을 하는 등 인권과 사법개혁 운동에 소매를 걷어붙였고, 이후 첫 여성 법무부 장관으로 국가 운영을 경험하고, 첫 여성 서울시장 후보를 거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얼핏 보기에는 순탄한 ‘출세’의 길처럼 보이지만, 순간마다 그는 고뇌에 찬 결단을 하였다.

심 의원은 반독재 학생운동을 거쳐 대학 졸업 뒤에는 구로공단의 여공으로 ‘존재 이전’을 감행한다. 이후 구로동맹파업 등 노동운동에 헌신하고, 전노협 조직국장 및 투쟁국장과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을 역임하고서 참된 진보정치 실현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경력 자체가 말하듯이, 그는 그 어떤 남성 활동가보다도 앞장서서 우리 사회의 진보에 헌신했다.

나는 대학 입학 이후 이 두 ‘누님’의 활약을 듣고 즐거워했고 뿌듯해했다. 그들의 공통점인 세상을 읽는 자신만의 시각, 장애물 앞에 꼬리 내리지 않는 투지, 아는 만큼 행하는 실천력 등은 내가 배워야 할 덕성이었다. 덤으로 범상찮은 패션 감각도 가졌으니!
우리 사회의 저변에는 여성은 본디 비정치적·탈정치적이다, 또는 그래야 한다는 관념이 존재하고 있다. 수십 년 한국 정치는 남성 전용이었지만 그 결과는 무엇인가? 우리 정치판이 ‘수컷’들의 먹이다툼, 자리다툼의 장이었다고 말하면 과도한 것인가?
이제 한국 여성이 좀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면서 여성의 목소리를 법률에 반영하고, 나아가 정치판의 논리와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자면 돌봄과 헌신의 여성성 더하기, 조명 시인의 시 제목을 빌리자면 ‘여왕 코끼리’처럼 당당하고 힘있는 여성성을 가진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강금실, 심상정, 두 ‘누님’이 바로 이러한 여성성을 가진 정치인이다. 이들이 ‘대중정치인’으로 성공하는 것은 개인이나 소속 정당 차원의 성공만이 아니라, 가까이는 예비 여성 정치인, 멀리는 자라나는 어린 여학생에게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물론 이 두 사람도 문제점이나 한계가 있을 것이며, 그에 대한 비판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비판을 하더라도 키우면서, 밀어주면서 하자. ‘대중정치인’의 재목은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빠도 동생도, 언니도 시누이도 올케도 도와주자. 여성을 폄하하는 남성 우월적 시각이 깔린 품평, 같은 여성으로 잘나가는 여성에 대한 질시는 그만 하자.

그리하여 이 두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만큼 커서, 보수·개혁·진보 각 진영에서 두루 여성 정치인이 확고히 자리잡기를 희망한다. “금실이 누님, 상정이 누님, 분투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경쟁하시면서도 협력하시길 빕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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