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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이재인][오피니언] 초미니 여성부가 사는 길
[오피니언] 초미니 여성부가 사는 길
경제 살리기에 국운 건 새 정부
여성 일자리 확대도 함께 추진하길
조선일보 2008.02.29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었다. 하마터면 폐지될 뻔했던 여성가족부가 몸집을 가볍게 하여 살아남음으로써 일단은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저 좋아만 할 수 없다는 데에 여성계의 고민이 있다. 가족관련 사업은 모두 보건복지부로 이관함에 따라 예산액 최소의 초미니 부처의 위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부처 명을 유지하는 대가치곤 좀 아프다. 그러나 이제 와서 이러쿵저러쿵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어떻게 하면 날렵해진 조직의 이점을 살려 좀 더 효과적으로 양성평등을 추진할지를 고민할 때다.

주지하는 대로 한국의 양성평등은 눈부신 경제성장이나 괄목할 정치발전에 비해 많이 낙후되어 있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너무 낮고 고위관리직 진출이 미미한 게 대표적인 증거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낮다는 데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30개 OECD 회원국 중 꼴찌에서 세 번째인 27위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1961년 본격적인 조사통계자료가 생산되기 시작한 이래 1987까지는 꾸준히 높아져 왔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 말 당시 47%대를 기점으로 빠른 향상세가 꺾인 채 그 이후 20년 동안 2~3%포인트 이상 향상된 적이 없고, 2008년 현재까지 지루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일 나가는 여성들의 비율을 제시하는 이 중요한 지표의 답보상태는 그 자체로도 매우 문제지만 진짜 심각성은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변화와 연관해 볼 때 나타난다. 우리는 보통 서구 각국이 우리보다 훨씬 양성평등적인 제도적 여건과 의식문화적 환경을 자랑하는 것을 마치 초역사적 사실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여러 역사적 연구물들을 참조해 볼 때, 선진 각국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보장하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50%에서 60%에 이르는 그 기간이었다. 말하자면 일하는 여자가 전체 여성의 절반을 넘어설 때 한 사회의 전반적인 삶의 틀은 홑벌이보다 맞벌이를 표준으로 하게 되고, 그리하여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수반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50% 문턱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한국 사회가 여전히 생계부양자인 남편과 주부인 아내를 쌍으로 하는 기본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지목할 만하다.

때문에 우리 사회가 맞벌이사회로서의 제도적 여건을 정비하고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경쟁할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을 하루빨리 6~7%쯤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양성평등 한국으로 가는 길목에 선 이명박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다행히 신정부는 경제 살리기에 국운을 걸었고 그 성과에 거는 국민적 기대도 남다르다. 경제회복으로 늘어나는 일자리의 반만 여성에게 돌아가도 일정 수준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 향상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과거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확대개편될 당시에도 반대는 많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성가족부에서 여성부로 간다고 반대들을 했다. 일리 있는 우려들이지만 이제는 조직 개편을 넘어 정책으로 갈 차례가 아닐까? 다행히 우리는 성별영향평가나 성인지(性認知) 예산제도와 같이 양성평등정책을 각 부처의 사업과 정책에 주입할 제도적 수단도 가지고 있다. 기왕의 조건들을 토대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양성평등사회로 이행하는 마지막 걸림돌을 치워주길 기대해 본다.


이재인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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