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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외환위기 10년,국민의식 어떻게 변했나 / 신뢰+안정+비전이 ‘행복의 質’을 결정한다
[동아일보]2007-11-12

■ 전문가 평가
외환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됐다. 두렵고 막막했던 그 시절을 딛고 이제 국가경쟁력 세계 11위로 발돋움한 지금,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그런데도 국민의 의식 속에선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자각(自覺)을 찾기 힘들다. 현실과 의식 사이의 이런 괴리를 설명해 주는 키워드가 ‘사회의 질(質·Social Quality)’이라는 개념이다.

유럽연합은 경제 성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사회의 질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사회제도와 도덕, 사회적 관계의 총체적인 성격이 사회 구성원의 행복감과 삶의 양태를 결정한다는 발견이다.

사회의 질이란 사회경제적 안전성, 포용성, 사회적 응집성, 사회구성원의 역능성이라는 사분면으로 구성된 입체적 사회의 모습이다. 이 분석 틀을 빌려 외환위기 이후 10년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우리 사회 곳곳에 산적해 있는 문제가 보인다.

확실히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우리 사회에는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현실주의와 실용주의적 사고가 공허한 이념 논쟁에 투입되는 에너지를 덜어 주었으나 범죄와 고용 불안, 노후에 대한 불안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대된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입법 사법 행정 전 분야는 물론 대학과 시민단체에 대한 불신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들이다. 이것은 규칙의 투명성 결여와 맞물려 한국 사회의 질적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포용성이 증대하고 남녀 간 차별 의식이 감소했지만 양극화의 골짜기는 더 깊어 가고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성장 일변도에 따른 양극화를 벗어난 고용을 유발하는 성장, 성장을 견인하는 복지가 선순환하는 경제시스템,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flexecurity) 구축, 창조적인 교육을 위한 과감한 투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빚어진 활력 저하에 대한 대비….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는 사람들 간에,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여 가는 것이다. 일상에서 규칙을 지키고, 사회제도 각 부문의 투명성을 높여 거짓을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다른 한편, 통합 유럽의 학자들이 모여 서명한 사회의 질에 대한 암스테르담 선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채택한 화해(和諧)사회의 구호처럼, 불안 불신 분열 무기력의 폐해를 넘어 국민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진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소장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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