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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우희종] 美쇠고기 '안전성' 국민에 공개하라
[경향신문]2007-09-2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선결 조건으로서의 미국 쇠고기 수입 건에 있어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충돌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쇠고기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인 등뼈가 발견되자, 미국은 쇠고기 수출 위기를 극복하고자 국제수역사무소(OIE)라는 국제기관의 권장사항을 강조하며 한국에 수입문호 개방을 위한 협상 요구를 강력히 하고 있다.

우리 측은 한국인의 유전형이 광우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거나 내장을 섭취하고 뼈를 고아 먹는 식생활 습관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문호 개방은 어렵다는 정도의 형식적 제스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미국에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 오히려 미국 측은 OIE 기준에 맞는 자신들의 쇠고기는 안전하기 때문에 우리의 지적 사항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광우병 잠복기는 5년에서 10년, 길게는 20년도 된다. 이 질병 감염 양식의 한 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질병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영국에서만 광우병이 문제 되었을 때에는 상세한 영국 국회보고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광우병 발생이 보고되지 않았던 미국과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영국산 쇠고기 수입을 완전 금지했다. 또 변형 프리온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생각되던 혈액으로부터 수혈에 의한 사람의 광우병 사망 사례가 이미 4건이나 보고되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점은 단순히 수혈용 혈액 관리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과학수준에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생체 물질이나 수술기구 등에 있는 저농도 변형 프리온에 의한 발병 위험도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24개월 미만의 소에서 광우병 발생이 없지만 30개월 미만 소에서는 분명 광우병의 발생이 있다. 또 특정 위험부위인 뇌와 척수 외에도 내장쪽 신경에서는 변형 프리온이 검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장 신경이 지나가고 있는 갈비뼈 주위의 근육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이러한 면에서 OIE 국제 기준에 대한 재고가 외국 연구자들로부터도 공식적으로 언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기준이라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수입규제를 완화하라는 미국의 주장은 학문적으로 매우 부실한 정치적 요구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 측이 국민들에게 표명하고 있듯이 FTA 타결을 위해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의도가 아니라면 협상과정 중에서 이미 3∼4년 전의 낡은 과학적 내용으로 마련된 OIE 기준의 부실함을 최근 연구 결과에 의거해 지적하고, 그 지적 사항에 대하여 미국이 충분히 보완하여 안전함을 증명하지 않는 한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의지가 없음을 명확히 하는 것이 국민 건강과 국내 축산 보호의 최선의 방법이다.

국제간 협상이 단순히 과학적 내용만으로 정해진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다. 더욱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살아갈 것도 아니기에 FTA는 찬반 논란을 떠나 하나의 흐름으로서 타결을 향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현재의 OIE 기준에 의해 미국 쇠고기 수입이 개방되었을 때 예상되는 위험성을 최신 연구 결과에 의거하여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여 구체적 내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무조건 안전하다는 식의 태도는 버려야 한다.

우희종
서울대교수.수의면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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