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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균] 한.미FTA에 부쳐...신자유주의, 진보가 맞서라
[경향신문] 2007-04-10

그간 민중진영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온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결국 타결되고 말았다. 그러나 협상 타결이 한.미 FTA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기껏해야 제1라운드의 종결일 따름이다. 한.미 양국의 의회로부터 비준을 받아 한.미 FTA가 발효된다고 할지라도 그간 제기되었던 쟁점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한층 더 증폭된 형태로 전개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치지형 보.혁구도 재편중
노무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줄곧 개방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통한 선진화를 주창해 왔다. 그러므로 FTA 체결에 나선 것은 정권의 정책 기조에 비춰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초반기에는 '미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립적인 동북아시아 경제공동체 형성에 기초한 세계시장 진출'을 추구하는 듯이 보이다가 후반기에 이르러 '미국과의 경제통합에 기초한 세계시장 진출'로 정책을 급격하게 변경시켰다. 한.중 FTA나 한.일 FTA에 앞서 한.미 FTA를 추진한 것이 그런 정책 변경을 알리는 것이었다. 왜 이런 변경이 일어났는지는 외부자인 우리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다만 유럽연합(EU)에 필적할 만한, 미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립적인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형성을 추구하는 것은 한국의 대미의존도를 줄이는 정책, 그러므로 '탈미'의 계기를 일정하게 지닌 정책이라는 점은 지적해 두자.

어쨌든 한.미 FTA 협상 타결로 한.미동맹체제는 이제 새로운 발전국면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한나라당을 비롯한 한국의 보수세력과 재벌 및 우리 사회의 부유층이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열렬히 환영하는 것은, 그리고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적대하던 이전의 태도를 버리고 그를 찬양하기에 바쁜 것은 무엇보다도 한.미 FTA 체결을 통해 그간 삐끗거리는 것으로 보였던 한.미동맹체제가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공고화될 수 있게 된 것을 환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FTA는 당사국들 사이의 교역을 증대시키는 가운데에서도 경제적 강국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득을 안겨주지만,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는 피해국에도 수혜층과 피해층을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한.미 FTA는 우리 경제 전체에는 손실을 안겨주지만, 이미 미국자본과 융합되어 있는 한국의 대자본과 부유층에게는 이득을 안겨준다.

게다가 미국이 타국과 맺은 FTA 중 가장 포괄적인 경제통합협정이기도 한 한.미 FTA는 한국경제를 미국경제에 실질적으로 통합시키는 가운데 한국사회의 미국식 신자유주의체제로의 전환을 결정적으로 촉진시키는 기제가 될 것이다. 자본에 무한한 자유를 안겨주고, 소수 부유층에로 부를 더 한층 집중시키며, 이른바 '잘난 자들'에게 상승의 기회를 한껏 열어줄 가장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체제인, 자본주의체제 중에서도 가장 천박한 미국식 신자유주의체제야말로 한국의 지배층이 바라는 낙원이 아닌가!
그런데 한.미 FTA 협상 타결로 '개혁 대 수구'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한국의 이전의 정치지형은 이제 낡은 것이 되었다. 한국의 정치지형은 '보수 대 진보'로, '신자유주의 지지 대 신자유주의 반대' 구도로 확고하게 재편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여권의 대통합 시도란 부질없는 짓거리일 따름이며, 노무현지지파를 비롯한 신자유주의 지지파들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입당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자유주의 반대세력의 정치적 결집이 요구된다. 당연히 그 결집은 확고하게 민중세력 중심의 결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제도정치권에서 신자유주의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이 일시적으로 커진다고 해서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또한 한.미 FTA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현재 높다고 해서 실망할 일도 아니다. 그 지지는 신자유주의에 끊임없이 희생당하면서도 대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절망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 국민 대다수가 처해 있는 곤경의 표현일 따름이다.

약자 희망 주는 대안 내놔야
그러므로 진보세력이 참으로 힘써야 할 일은 대안다운 대안을 마련하는 일, 그런 대안으로 국민들에게 행복해지기 위해 일어설 용기를 내도록 만드는 일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궁극적으로 국민대중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 나서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진보세력이 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이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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