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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조국] 性매매 막으려면
*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에서는 정기적으로 겸임 연구원들의 칼럼을 내 보낼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첫 칼럼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조국 교수님의 칼럼입니다. *

性매매 막으려면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는 단지 집창촌(集娼村)이나 기지촌에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룸살롱, 증기탕, 안마시술소, 여관, 이발소, 티켓 다방, 전화방, 단란주점 등에서도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62년 제정된 이후 수 차례 개정된 현행 윤락행위방지법은 일체의 성매매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명목적인 선언에 불과하다. 인신매매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는 분명한 법적 처벌이 수반되고 있으나, 그 외의 형태의 성매매에 대한 처벌은 사실상 포기상태에 있다.
성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하고, 성구매 남성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바라보지만 성판매 여성은 엄격하게 대하는 문화가 뿌리깊게 존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성매매 여성에 대한 업주 또는 범죄조직의 통제, 성매매 여성의 취업을 둘러싼 불법적인 선불금 관행, 업주ㆍ폭력배ㆍ남성고객 등에 의한 성매매 여성의 인권유린 문제가 계속 재생산되고 있다.

작년 여야의원 86명은 윤락행위 방지법을 대체하는 ‘성매매방지법안’을 제출하였으나, 그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성매매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는 여성학계와 형사법학계 내에서도 여러 입장이 있지만, 그러한 시각차이를 떠나서 현시점에서 합의될 수 있는 점은 분명 존재한다.

먼저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성매매의 강요ㆍ알선ㆍ조장행위에 대한 단호하고 지속적인 형사처벌이 필요하다. 성매매가 ‘비범죄화’되어 있는 나라와는 달리, 우리 사회 성매매의 다수는 성매매행위 쌍방의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고, 포주 등에 의해 중간매개되어 이루어지며, 실제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 역시 성판매자가 아니라 중간매개자이다.

그리고 포주와 직업소개업자 등은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여성을 ‘소개수수료’ ‘선불금’ 등의 빚으로 얽매어 성산업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는 불법을 행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형사처벌의 예봉은 단순 성매매자가 아니라 성착취자에 던져져야 한다.

둘째, 성매매와의 투쟁이 성판매자를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으로 비난하고 처벌하는 방향으로만 전개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의 성매매는 단지 도덕적 타락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경제적 구조의 문제이다.

예컨대, 최근 국세청장이 향락업소에서의 접대비를 회계장부상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였다가 재정경제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기업이 ‘접대’라는 이름으로 성매매를 적극적 지속적으로 활용해 왔으며, 국가는 이를 후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만연한 접대문화를 바꾸는 작업과 함께, 여성을 위한 노동기회와 사회복지 증대, 여성 임금의 실질적 인상, 가사노동에 대한 고평가 등이 필요하다.

셋째, 성매매 근절의 당위를 강조하는 것만큼이나 현장에서 성판매자가 보유해야 할 구체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매매와의 투쟁이 성판매자를 처벌하는 방향으로만 흐른 나머지 그들의 현실적 고통을 줄이고 구체적 권익을 보호하는 작업이 소홀히 되어서는 안된다.

신체, 건강, 보수, 생활환경 등에 관한 최소한의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고 있는 성판매 여성을 보호하는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 성매매에 기초한 법적 청구권을 인정하여 ‘화대’(花代) 확보를 보장해주고 있으며, 성매매 행위시 콘돔 사용을 의무화하여 성판매자의 신체건강을 보호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 중에는 자발적인 ‘프리랜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성매매 여성은 각종 인권침해로 고통받고 사회적으로 멸시와 경멸을 받으면서도 법적 보호는 받지 못하는 상태에 처해있다.

이 글을 빌어 미약한 사회적 관심과 국가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매매여성을 위한 활동을 묵묵히 벌이고 있는 여러 단체의 활동에 경의를 표하며, 정부에 대해서는 성매매 대책의 재검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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